우리는 빵 제조 시 반죽을 하고 여러 차례 발효를 시킵니다. 발효는 재료들을 숙성시키고 반죽에 신장성을 갖게 하는 등 빵만들기에서 중요한 단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적당한 발효를 위해서 주의를 기울입니다. 빵의 발효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은 많이 있습니다. 이스트의 양, 반죽온도 등이 그것입니다. 오늘은 빵이 발효하는 과정에서 어떤 요소들이 반죽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이스트와 이스트의 양
이스트(yesst)는 효모라고 부르는 미생물입니다. 효모는 사실 아주 오랜 옛날부터 인류가 친숙하게 사용해 왔습니다. 대표적으로 맥주나 와인 같은 술을 만들 때 효모를 이용합니다. 우리나라나 일본 등에서 요리의 필수 재료인 간장이나 된장 등을 만들 때도 효모에 의해서 만들어집니다. 이스트도 살아있는 생명체이기 때문에 자신이 살아가기 위해서 에너지를 얻어야 합니다. 이때 효모는 크게 두 가지 작용을 합니다. 주변에 산소가 있을 때는 산소를 이용해서 당을 분해합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에너지를 만들며 결과물로서 물과 이산화탄소를 배출합니다. 만약 산소가 없는 환경에 처하면 다른 방법을 쓰는데 당을 분해하는 건 똑같습니다. 다만, 이산화탄소를 만들면서 이번엔 물을 만들지 않고 대신 에틸알코올을 배출합니다. 후자의 경우를 알코올 발효라고 부르고 이를 이용해서 보통 발효술을 제조합니다. 빵을 만들 때 사용하는 빵이스트는 이 2가지 작용을 같이 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에틸알코올과 물이 생성되고 이산화탄소도 만들어집니다. 발생된 이산화탄소는 글루텐 조직에 갇혀서 빵을 부풀게 한다는 점은 이미 다른 글에서 언급했습니다. 에틸알코올은 빵의 맛과 향을 살리는 역할을 합니다. 그러면 빵효모의 양과 발효와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이는 원리를 이해하면 간단합니다. 이스트 양이 많으면 이스트의 발효작용이 많게 되고 당연히 이산화탄소 등 이스트가 배출하는 물질이 많아집니다. 많이 생성된 이산화탄소는 빵을 더 빠르고 크게 부풀게 하고 이는 곧 발효시간이 짧아지는 결과를 낳습니다. 반면에 이스트의 양이 적으면 반대 효과가 납니다. 이스트의 발효작용이 적게 되고 효모가 배출하는 부산물이 적습니다. 따라서 발효시간은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요약하면 효모의 양과 발효시간은 반비례가 관계입니다. 하지만 제빵작업을 할 때 빵효모의 양은 적절한 비율로 미리 정해져 있습니다. 무조건 이스트의 양을 늘려서 발효를 많이 시키려고 하는 것보다 만들고자 하는 품목에 알맞은 이스트의 양을 넣어 주어야 합니다. 너무 이스트를 많이 사용하면 오히려 빵에서 시큼한 냄새가 날 수가 있고 이는 빵의 맛을 해치게 됩니다.
온도 - 반죽온도, 발효온도
반죽온도는 반죽 자체의 온도로서 빵을 만드는 과정 혹은 재료 등의 특성에 의해서 나타납니다. 재료 혹은 공정에 따라 무한히 많은 변수가 많기 때문에 반죽온도를 맞추기는 상당히 힘듭니다. 예를 들면 믹싱의 경우 믹싱시간이 길어지면 아무래도 반죽을 많이 치대기 때문에 반죽온도가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재료 자체가 온도가 높은 상태면 저절로 반죽온도는 높아집니다. 그 외에도 계절의 영향이나 작업실의 환경 등 반죽온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많습니다. 보통 제빵 품목마다 기준이 되는 반죽온도가 정해져 있습니다. 빵마다 재료나 공정 등이 다르기 때문에 반죽온도도 일률적으로 똑같지 않습니다. 반죽온도는 뒤에 이어질 발효공정과 관련이 있습니다. 식빵을 만들 때를 예를 들면, 비상스트레이트법으로 만들 경우 반죽온도는 30도 정도 됩니다. 반면에 보통의 식빵 제조법으로 만들 때는 반죽온도가 27도 정도로 조금 낮습니다. 그 이유는 비상스트레이트법은 바로 다음 단계인 발효 과정에서 발효를 빨리 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반죽온도가 높으면 발효는 빨리 되고 또한 그만큼 발효시간이 줄어듭니다. 그러나 반죽온도가 낮다면 발효가 늦고 발효시간은 길어집니다. 그다음 발효온도입니다. 발효온도는 반죽 자체의 온도가 아니라 성형을 마친 반죽을 실온 혹은 반죽기 안에 넣어서 발효를 시킬 때 온도입니다. 한마디로 발효를 할 때 반죽의 주변 온도입니다. 발효온도도 기준이 모두 정해져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레시피마다 온도뿐만 아니라 습도와 함께 세팅이 되어 있습니다. 발효온도도 온도가 높으면 발효가 빠르고 온도가 낮으면 발효가 느립니다. 하지만 이 역시 무작정 온도를 높이면 좋은 것이 아니라 반죽의 상태를 고려한 알맞은 방법들이 미리 정해져 있습니다.
그 외 영향을 주는 요소들
pH
pH는 수소이온농도를 나타내는데 물의 산성 혹은 알칼리성 정도를 알 수가 있습니다. pH를 보는 방법은 pH가 7일 때 중성이며 그 밑으로는 산성, 그 위는 알칼리성이 높다는 걸 가리킵니다. pH도 발효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반죽이 믹싱을 마친 직후의 pH는 보통 6 정도라고 합니다. 그 이후 발효과정에 들어가면 일반적으로 반죽의 pH는 하강곡선을 그립니다. 이 말은 반죽이 점점 산성이 되어간다는 뜻입니다. 반죽이 발효과정에서 산성화 되는 이유는 밀가루나 이스트에 있는 젖산균에 의해서 유기산이 발생해서라고 합니다. 또 한 가지 이유는 반죽 내 이스트에 의해 발생한 이산화탄소가 녹으면서 탄산이 생성되었기 때문입니다. 제빵에서는 반죽의 pH가 4~6 정도 사이로 유지되는 것이 알맞다고 합니다. 따라서 발효가 완료되었을 때 pH5가 가장 좋은 정도입니다. 작업자가 반죽의 발효를 알맞은 pH 사이에서 유지될 수 있도록 조절을 해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았을 때 pH가 낮을수록, 즉 산성을 나타낼수록 발효는 활발해지고 pH가 높을수록 발효가 둔화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탄수화물
앞에서 보았듯이 이스트는 포도당과 과당과 같은 당을 분해해서 에너지원을 얻습니다. 따라서 재료 속에 존재하는 당의 양에 따라 발효도 영향을 받습니다. 왜냐하면 이스트의 먹잇감이 많고 적음에 따라 알코올 발효와 같은 이스트의 활동량에 차이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먹잇감의 존재 여부에 의해 효모의 에너지 활동이 강해질 수도 있고 그다지 활발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스트가 활발하게 작용하면 반죽의 발효도 활발해집니다. 이렇게 보면 당류, 즉 탄수화물이 많이 함유된 재료가 존재하면 이스트 활동이 강할 것이고 그 결과 발효가 강할 거라고 예측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밀가루 자체에는 0.5% 정도의 포도당과 과당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이 정도 당의 양이라면 이스트가 활동하는데 큰 제약이 없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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